결혼 안 해도 재밌는(?) 서울웨딩박람회 탐방기 with 절친
“야 우리 그냥 가보자, 웨딩 드레스 구경이라도 하게!”
결혼 계획? 전혀 없음.
하지만 절친과의 주말 데이트 코스 중 하나로 선택한 ‘서울웨딩박람회’는 생각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의외로 재밌었다. 이거 그냥 ‘결혼 준비하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 아니란 거, 이번에 몸소 깨달았다.
절친과 나는 웨딩 관련 콘텐츠를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드라마 속 웨딩 장면이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드레스 피팅 브이로그 같은 거 보면 괜히 설레고,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상상도 하게 되고. 그래서 ‘눈으로만 보는’ 구경하러 웨딩박람회에 갔다.
박람회장은 생각보다 훨씬 규모가 컸고, 서울웨딩박람회 입장하자마자 다양한 웨딩홀 부스, 드레스 업체, 메이크업 스튜디오, 한복 브랜드까지 줄줄이 펼쳐졌다. 딱 봐도 예약하고 상담 받으러 온 예비부부들이 많았지만, 나와 절친처럼 가볍게 온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드레스 체험도 해보실래요?”라는 말에 우리 눈이 휘둥그레졌고, “결혼은 아직인데, 체험만 가능할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체험만 하셔도 괜찮아요~ 사진도 찍어드릴게요!”라는 쿨한 대답. 바로 YES 하고 체험 신청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드레스 피팅 체험!
평소엔 백화점 웨딩관을 지나칠 때 유리벽 너머로만 보던 드레스들이 눈앞에 쫘악 펼쳐져 있었고, 몇 벌 골라서 피팅까지 해볼 수 있었다. 사이즈가 다양한 편이라 체형에 구애받지 않고 입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직원분들이 정말 친절했다. 절친은 머리를 살짝 말아주고 왕관까지 얹었는데, 둘이서 서로 찍어주고 난리 났다. 사진 찍으면서 “우리 이거 사진첩에 넣고 10년 뒤에 꺼내보자ㅋㅋㅋ” 하며 한참을 웃었다.
부스 투어도 빼놓을 수 없지!
플래너 상담 부스에서는 ‘결혼 준비 시기별 체크리스트’를 나눠줬고, 혼수 가전 쪽에선 우리가 전혀 몰랐던 신기한 기능의 냉장고와 세탁기 구경도 했다. LG와 삼성은 물론이고, 요즘 인기라는 해외 브랜드들도 있었다.
하객룩 스타일링 코너에선 웨딩 게스트로 참석할 때 어떤 옷이 예쁜지 코디 팁도 알려줬다. 절친이 “야 이건 너 웨딩 갈 때 입어라 진짜 찰떡이다”라며 추천해준 원피스는… 가격이 너무 사악해서 사진만 찍었다. 그래도 눈요기 하긴 딱 좋았다.
중간중간 열리는 경품 이벤트도 잼잼!
QR 출석 체크하면 즉석 뽑기 기회가 주어졌는데, 나도 절친도 각자 한 번씩 뽑아봤다. 나는 웨딩 캘린더 당첨, 절친은 신혼가전 할인쿠폰이었는데, 우리가 쓸 일은 당장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당첨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여러 브랜드에서 나눠주는 웨딩잡지, 미니 거울, 샘플 화장품 등등 굿즈가 꽤 알찼다. 절친은 웨딩 다이어리 받고 “이거 그냥 일반 다이어리로 써도 되겠다~”라며 득템했다.
느낀 점? 그냥 드레스 구경하러 간 건데, 꽤 의미 있는 하루였다.
결혼을 당장 앞두고 있지 않아도, 이렇게 미리 경험해보면 나중에 내 결혼 준비할 때 훨씬 수월하겠구나 싶었다. 어떤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지, 어떤 플래너가 유명한지, 웨딩홀 선택 기준 같은 걸 눈으로 보고 배우니까 확실히 감이 잡혔다. 무엇보다 절친과 특별한 추억이 생겨서 너무 좋았다.
다음에는 ‘결혼할 예정인 친구’가 있으면 같이 데려와서 정보도 알려주고, 드레스도 골라주는 ‘브라이드메이드 놀이(?)’ 해보고 싶다. 아,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서로 한마디 했다.
“야, 우리 진짜 결혼하면 이거 꼭 다시 가자!”
“그땐 각자 예비신랑이랑 가야 하는 거 아니냐ㅋㅋ”
“그때도 너는 꼭 같이 가자. 상담은 신랑이랑, 드레스는 너랑.”
서울웨딩페어, 결혼 안 해도 충분히 재밌고, 함께할 절친만 있다면 그날 하루는 우리만의 특별한 결혼식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