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웨딩박람회 같이 가면 생기는 일(친구랑 찐우정 테스트)

“야, 너 결혼 준비는 어디서부터 시작할 거야?”
이 한마디가 모든 시작이었다. 친구랑 그냥 점심 먹다 던진 말인데, 어느새 우리는 천안웨딩박람회 사전 예약을 하고, 손 꼭 잡고 주말에 함께 박람회장을 향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냥 구경이나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아직 예식장도 못 정했는데 웨딩박람회라니, 괜히 일만 많아지는 거 아닐까 싶었지만 친구가 “나 이런 거 진짜 좋아해! 같이 가자~”라며 설득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동행하게 됐다. 그런데… 이게 웨딩 준비보다 우정 테스트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천안웨딩박람회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정보 폭탄. 스드메, 예복, 한복, 예물, 폐백, 청첩장, 신혼여행, 심지어 웨딩보험까지! 그 넓은 행사장 안에서 우리는 지도 하나 들고 보물찾기 하듯 부스를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 번째 우정 테스트: 부스 선택 갈등.

나는 드레스 쪽이 궁금했는데, 친구는 “야야 먼저 한복부터 보자! 너 엄마도 같이 입을 거잖아!”라며 한복 부스로 직진. 순간 고민했지만 그래, 친구가 더 현명할 수도 있지. 일단 따라갔다. 그런데 이게 웨딩박람회의 묘미더라. 예상치 못한 정보를 먼저 얻으면 이후 결정이 훨씬 수월해진다. 친구가 없었으면 못 봤을 것들이 꽤 많았다.

두 번째 우정 테스트는 견적 비교 시간. 각 부스에서 견적서를 받아오면 자리에 앉아 하나하나 비교해 보는데, 나는 마음에 들었던 샵이 있었고, 친구는 가성비 최고인 다른 곳을 추천했다. 서로 의견이 좀 엇갈렸고, 그 짧은 시간에 “아 진짜 네 결혼인데 왜 내가 더 예민하냐?”는 말이 나올 뻔했다. 다행히 서로 웃으며 넘겼지만, 잠깐의 긴장감은 은근히 현실적이었다. 결혼은 결국 취향과 예산의 조율이니까. 그리고 친구는 나보다 훨씬 냉정하게 판단해줬다. 진짜 든든했다.

점심 먹고 잠시 쉬는 시간엔 행사장 옆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웨딩 관련 굿즈도 챙겼다. 실은 이런 거 챙기러 온 거 아니냐며 깔깔 웃었지만, 친구랑 이렇게 하루 종일 결혼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게 처음이라 괜히 뭉클했다. “너 결혼하면 울 것 같아…” 하던 친구의 말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세 번째 우정 테스트는 예상치 못한 상담 시간 초과. 우리가 사전 예약한 스드메 상담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다음 부스 일정이 조금 꼬였다. 나는 피곤해서 슬슬 나가고 싶었는데 친구는 “이왕 온 거 다 보고 가자!”며 한참 더 돌자고 했다. 여기서 또 갈등. 결국 내가 양보해서 마지막 웨딩홀 부스까지 다 도는 데 성공했고, 뜻밖의 혜택까지 챙겼다. 결과적으로 친구 말이 맞았다.

하루 종일 함께 움직이고 결정하고 고민한 그 날. 집에 돌아오는 길, 우리는 서로의 장단점을 새삼 느끼며, “이래서 친구랑 박람회 같이 오라고 하는 거구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혼 준비는 내 문제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단 걸 알게 됐다.

천안웨딩박람회에 친구랑 같이 간다는 건 단순한 동행이 아니라, 내 결혼 준비를 함께 고민해주는 또 다른 웨딩 플래너를 얻는 셈이었다. 그날 친구가 없었다면 반도 못 챙기고 나왔을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진짜 찐우정 테스트.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피곤하고 복잡한 공간에서 하루 종일 붙어 다니다 보면 본성이 드러난다. 그런데 그걸 서로 이해하고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면? 그 친구, 진짜 내 결혼식에 부케 던질 자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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